‘소울류’ 게임 추천 - 다크 소울(DARK SOUL) 시리즈

 

Written by Nujabes

데몬즈 소울(2009), 다크 소울(2011), 다크 소울 2(2014), 마침내 다크 소울 3(2016) 트릴로지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비단 상업적 성공(다크 소울 3는 무려 3백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다)뿐만 아니라, 특유의 게임성과 시스템, 스토리텔링은 게임계에 어마어마한 충격과 영향을 주었다. 각각 역대 최다 GOTY를 획득한 바 있는 ‘위쳐 3’와 ‘갓 오브 워’의 디자이너들은 공공연하게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수많은 인디 제작사들은 노골적으로 다크 소울과 유사한 게임을 제작했으며, 제작했다고 밝혔으며, 마침내는 ‘소울류’, ‘소울라이크(soul-like)’라는 용어까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지나치게 과용되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몇 가지 재밌게 플레이했던 소울류 게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그 전에, 대체 ‘소울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간략히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1. 어려운 전투

소울 시리즈의 전투는 대단히 어렵다. 오죽하면 ‘YOU DIED’가 일종의 밈이 되었겠는가. 노골적으로 플레이어를 죽이려고 설계된 악랄한 함정과 몬스터 배치는 물론, ‘모르면 죽어야지’라고 덤벼드는 패턴에, 대체 저걸 어떻게 잡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위압적인 보스 몹까지. 게다가 한번 죽으면 플레이어는 갖고 있는 모든 재화(작중에서는 소울로 지칭되는)를 잃고 기존 대다수의 게임에서 채용했던 체크포인트 시스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닌 부활 거점(화톳불)로 돌아가게 된다. 지금까지 아둥바둥 뚫고 지나왔던 길에 모든 몬스터가 재생성되는 것은 물론이다.

2. 그럼에도 ‘어떻게든’ 깰 수 있는 난이도

소울 시리즈의 전투는 분명 대단히 어렵지만, 그럼에도 깰 수 있다. 수없이 많은 죽음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은 게임 속 캐릭터가 아닌 플레이어 그 자신이다. 다양한 장비와 다양한 전략으로 적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각종 기믹과 지형지물을 파악해 착실히 캐릭터를 성장시키다 보면 어렵고 막막하던 길은 어느덧 쉽게 지나칠 수 있게 되고, 마침내는 맨주먹으로도 거대한 용도 때려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유기적인 맵 디자인

다크 소울의 맵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고전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영향이 짙은 맵은 수없이 많은 샛길과 갈림길, 지름길, 엘리베이터, 동굴, 늪지대로 연결되어 후반부 지역이 첫 지역과 연결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아트와 디자인은 각 맵에 특색을 더한다. 실제 3D 에디터로 뜯어 보면 맵은 겹치는 부분 없이(물론 2는 이렇지 않아 욕을 많이 먹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광대한 세계를 여행한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4. 독특한 멀티플레이어 시스템

모든 다크 소울 게임은 기본적으로 멀티플레이어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싱글플레이어로 진행하다가도 그 세계에는 언제든 다른 플레이어가 암령으로 침입하거나 백령으로 소환되어 플레이어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즐거운 협동을 펼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는 긴장감을 제공하며, 일순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몰입감을 그 어떤 게임보다도 강하게 제공한다.

5. 불친절한 스토리텔링

다크 소울의 세계관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태초에 불이 있었고, 그 불은 꺼져가고 있다. 이는 세 편의 게임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또한 변주되며, 이러한 세계관에는 명확한 설명이나 스토리텔링이 제공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다만 어딘가에 놓여 있는 시체 한 구, 몇 없는 NPC와의 단편적인 대화, 아이템의 플레이버 텍스트만을 보고 나름대로 스토리를 추측하고 쌓아올릴 수 있을 뿐이다(이러한 로어Lore에 집중하는 플레이어들을 ‘프롬뇌’라고 칭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4, 5번은 대다수의 소울류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요소이다(그렇기에 원본이 더욱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흔히 1, 2, 3번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임을 소울류라고 부르곤 하는데, 수많은 아류작과 보잘것없는 양산형 게임이 있지만 다음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