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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로컬라이제이션과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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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Nujabes 필자는 서울 출신으로 유년기를 경기도에서 보내 사실상 사투리 화자는 아니지만, 아버지는 경북, 어머니는 강원도 정선 출신이라 일종의 피진(pidgin) 을 구사한다. 덕분에 두 분께는 ‘어느 쪽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며 타박을 듣곤 하지만, 구사 능력과는 별개로 지대한 애정을 품고 있다. 사투리는 좋다. 국어에 한 나라의 정체성과 문화가 담겨 있다면 사투리에는 한 지방과 가문의 전통과 가족의 정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각 지방의 독특함과 고유성과 문화는 억양과 어휘에 담겨 전해지며 추억 또한 마찬가지다. 이는 세상의 모든 언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리일 테다. 그런데 이를 다른 언어로, 번역이라는 기술을 통해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다. 느릿느릿한 미국 남부 방언을 전라도 방언으로, 억센 영국 북부 산악 지대 방언을 강원도 방언으로, 거친 오사카 방언을 동남 방언으로 일괄적으로 옮기는 것은 옳은가? 아닐 것이다. 첫째, 지역 간의 특징이 한 나라와 다른 나라 사이에 일괄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어불성설이며 둘째, 이러한 방언을 선택 하여 적용 하는 데에는 일종의 스테레오타입이 반영되어 자칫하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인상 또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언을 번역한다는 것은 번역가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문화적/언어적 이해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어렵다(번역가는 최소한 도착 언어의 방언은 자연스럽게 구사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사투리는 일반적으로 표준어로 번역되곤 한다. 그렇다면 주제에 충실하게 게임 로컬라이제이션에서의 방언 번역에 대해 살펴보자. 필자의 경우에는 몇 번을 생각해 봐도 최소한 공식 한국어화가 적용된 게임 중에서 사투리가 반영된 게임은 두 개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하나는 캡콤의 추리 어드벤처 시리즈 역전재판 이고, 나머지 하나는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의 레드 데드 리뎀션 2(Red Dead Redem

게임 현지화, 기초부터 알아보자(Basic of Game Loc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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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달달한짬뽕 용어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번 시간에는 게임 현지화를 비롯한 모든 IT 제품군에 대한 현지화 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을 용어 몇 가지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각각의 용어와 개념을 이해하면 여러분이 출시할 제품에 필요한 것이 어떤 작업인지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Translation(번역) 특정 언어를 자국어 또는 타국어로 옮기는 과정 번역은 위 정의에서 밝힌 그대로 하나의 언어를 다른 하나의 언어로 옮기는 과정을 말합니다. 글의 내용을 단순하게 옮기는 과정이기 때문에 작업을 진행하는 담당자(또는 번역사)의 성향에 따라 문화적 요소를 고려하거나 단순하게 글자 그대로 옮기거나 하는 부분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번역 업계에서 보기엔 상대적으로 가장 단순한 작업이며 비용도 적게 드는 작업이지만 외부의 시선으로 볼 때는 이 번역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Localization(현지화) 특정 지역의 문화, 언어, 상업적인 요구 사항을 고려하여 그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과정 말 그대로 현지화란 현지 의 요구 조건에 맞게 콘텐츠를 번역하고 다듬는 것을 말합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을 볼 때는 도량형(마일, 파운드, 피트, 미터 등등)이나 통화(원, 달러, 엔 등등)를 해당 지역 정서에 맞게 수정하는 것을 말할 수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 게임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이미지, 음악 등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2002년, 콘솔용 게임으로 전 세계 출시한 격투초인(Kakuto Chojin) 의 경우 게임에 삽입된 배경 음악 중에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의 구절 일부가 포함되어 있음이 확인되면서 이미 발매한 게임을 모두 회수하고 이후 출시를 중단하는 일이 생긴 적도 있습니다. 몇 년을 걸쳐 힘겹게 개발한 게임을 현지화에 대한 무지로 인해 출시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전 세계 게이머를 대상으로 사업을

게임 현지화(번역)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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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달달한짬뽕 오늘은 게임 현지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이야기는 한글화(해외 게임을 한글로 현지화하는 것의 속칭)를 기준으로 얘기하겠습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의 현지화 관계자 분들이라면 이 이야기를 언어만 바꿔서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임 한글화가 필요한 이유는 게이머와 개발사가 각각 다른 입장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개발사의 입장에선 한글화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게임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아무래도 한글화한 게임이 유저 접근성 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게임보다 훨씬 좋을 테니 게임만 잘 만들었다면 충분히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겠죠. 그렇다면 게이머의 입장은 어떨까요? 1. 한글이 편하잖아 게임은 공부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처럼 게임도 그 속에 있는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 게임 속에 우리가 학교 수업 시간에만 만나고 싶었던 영어가/중국어가/일본어가 등장하면 어떨까요? 게임 한글화는커녕 정식 발매만 해줘도 “개발사님(or 퍼블리셔님) 감사합니다(굽신굽신)” 를 외치던 시절이라면 게임을 즐기기 위해 언어를 배우는 순작용(?)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요즘처럼 한글화되어 나오는 타이틀이 많은 상황이라면 금세 게이머들 사이에서 잊히기 쉬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그 언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건 좀 오버가 아닐까요? 굳이 영어공부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한글화 게임이 많아진 요즘이 전 너무 좋습니다.^^;; 2. 감동의 깊이가 다르다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출장, 여행 등으로 해외에 머문 시간을 다 더해도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을 살았으면서 그간 해외 체류 기간이 한달 정도라면 완전히 토종 한국인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이런 제가, 비록 30여 년 넘게 그리고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지만 영어(또는 다른 외국어)가 주는 감정선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