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 독립출판의 세계


Written by Song


안녕하세요, 지난 번 책방 소개 글에 이어 오늘은 독립출판의 세계를 잠깐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독립출판이란 출판사를 통해 이뤄지던 기성 출판 방식을 벗어나 책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개인이 자유롭게 작업하는 출판 활동을 말합니다. 과거에 책은 특별한 지식이나 전문성이 있는 사람 또는 기성 작가가 출판사와 기획해 대량으로 생산한 뒤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하는 것으로서 책을 쓴다는 건 매우 진입 장벽이 높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책은 커다란 자본의 영역을 벗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량으로 책을 내고 직접 유통해 타인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서 그 의미가 변모하고 있습니다. 종이 한 장이 책이 될 수도 있고 직접 찍은 사진이나 손으로 그린 그림을 값싼 모조지에 인쇄한 뒤 스테이플러로 찍어 책방에 놓아둔다면 기성 출판물 남부럽지 않은 책이 되는 것입니다. 

책의 크기와 형태에서부터 내용의 참신함까지 어떤 상상력을 바탕으로 책을 내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물이 가진 다양성은 무궁무진하기에 최근엔 기성 출판사까지 이러한 독립출판의 세계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자신의 개성과 욕망을 드러내기엔 전통 출판 방식보다 자유로운 독립 출판의 형태가 더 적절하고 대중적인 시대가 온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러한 독립출판의 세계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나도 엄연히 출판한 책 한 권이 있는 작가라 자랑스럽게 남들에게 얘기하고 다닐 수 있는 쉽고 간단한 출판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도서 기획안 작성하기

먼저 어떤 책을 쓸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한 장의 기획서로 작성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도서명과 도서 소개글, 만들고자 하는 도서와 유사한 출판은 어떤 것이 있는지, 기존 출판물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 희망하는 독자는 누구인지에 대해 간략히 기획안을 작성한다면 향후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길을 덜 헤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도서 소개글은 책을 제작한 후 전국 각지의 책방으로 유통하는 과정에서 책방 주인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긴요히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책 크기와 종이 고르기

책의 내용을 완성했거나 기획했다면 책의 크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책의 크기는 내용만큼이나 독자에게 책의 전체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중적인 책의 크기로는 국배판 A4(210x297), 46배판 B5(188x257), 크라운판(172x245), 신국판(152x225), A5(148x210), B6(128x128) 등이 있으며 책의 내용과 분위기를 의도에 맞게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크기로 선택하면 됩니다. 

그 다음 종이 또한 책 제작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종이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해서 여기에 모두 열거할 순 없지만 보통 책을 제작하기 전 인쇄소에 가서 종이의 광택이나 질감을 직접 만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책 내용을 다 완성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3. 책 표지 만들기

“디자인이 메시지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책 디자인도 매우 중요합니다. 책의 표지가 내뿜는 분위기에 따라 독자는 책을 한 두 번 펼쳐 보고서도 책을 고를 수 있기에 글을 쓰는 시간만큼이나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직접 디자인을 한다면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먼저 배워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책 내용과 표지를 PDF로 만들기

이제 모든 글과 디자인을 완성했다면 최종적으로 PDF 형태로 변환해야 합니다. 인쇄소에선 이 PDF를 확인한 후 인쇄하기 전 저자와 함께 마지막 검수를 거치고 인쇄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5. 인쇄하기

PDF로 최종 파일을 완성했다면 이제 인쇄소로 향합니다. 서울은 보통 인쇄소가 충무로에 많이 모여 있어 여러 인쇄소를 함께 둘러보며 고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쇄는 보통 전통적인 옵셋 인쇄와 디지털 인쇄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옵셋 인쇄는 최소 부수가 평균 500부 이상이지만 디지털 인쇄는 1부만으로도 찍어낼 수 있어 소량 인쇄에 적합합니다.

몇 부를 찍어낼 것인지에 따라 권당 단가가 달라지는데 부수가 많을수록 단가는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며 보통 100부, 200부, 500부, 1000부, 1500부, 2000부로 단위로 찍어냅니다. 부수 선택과 함께 제본 방식 및 표지 옵션도 선택해야 합니다. 제본 방식은 무선과 양장 방식이 있으며, 표지는 책 날개, 띠지, 에폭시나 금은박 등을 넣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6. 책 유통하기

인쇄까지 책이 완료되었다면 이제 책을 팔아야 합니다. 독립서적은 보통 책방을 위주로 유통되기 때문에 각 지역에 있는 책방에 직접 연락하여 메일로 기획안 때 작성했던 도서 소개글을 보내는데 이런 과정을 보통 책 입고 신청이라고 합니다. 책방 입장에선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독립 출판 작가들이 책 입고 신청을 하기 때문에 물리적 한계 상 모든 책을 받아줄 순 없습니다.

따라서 입고 신청은 그만큼 본인이 만든 책의 매력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도록 도서 소개글에 정성을 쏟아야 하고 책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PDF 몇 장을 첨부해 소개글과 함께 보내거나 같은 지역이라면 해당 책방에 찾아가 직접 책을 소개하며 입고 신청을 하면 좋습니다. 입고 신청이 수락되었다면 4, 5권 정도 책방에 배송하면 됩니다. 만약 인터넷 서점에도 책을 유통하고 싶다면 국제 표준도서번호(ISBN)을 발급받으면 되고 비용은 크게 들지 않아 사전에 받아 놓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독립 출판의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요즘은 많은 책방들이 직접 독립 출판워크숍을 열어 수강생들과 함께 책을 직접 제작해 보는 수업도 다양하게 열고 있습니다.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주저 말고 독립 출판에 도전해 보세요.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이 책방 한쪽에서 독자를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니까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오큘러스 퀘스트2로 영화보기 - DLNA 서버 설정

오큘러스 퀘스트2에서 영화보기 좋은 앱?? - VR 플레이어 간단 비교